하나님께서 사무엘을 통해 사울에게 기름을 붓고 사울을 이스라엘의 지도자로 삼으셨습니다. 사울은 스스로를 낮은 자로 여겼기에 왕이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삼상 9:21) 사울이 대답하여 이르되 나는 이스라엘 지파의 가장 작은 지파 베냐민 사람이 아니니이까 나의 가족은 베냐민 지파 모든 가족 중에 가장 미약하지 아니하니이까 당신이 어찌하여 내게 이같이 말씀하시나이까

(삼상 15:17) 사무엘이 이르되 왕이 스스로 작게 여길 때에 이스라엘 지파의 머리가 되지 아니하셨나이까 여호와께서 왕에게 기름을 부어 이스라엘 왕을 삼으시고

기름부음을 받은 사울에게 하나님의 영이 임하여 사울은 선지자와 같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사울은 모든 백성 앞에서 이스라엘의 왕으로 선포되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사울 왕을 환영하였으나 어떤 이들은 사울 왕을 멸시하기도 했습니다. (삼상 10)

암몬 족속이 길르앗 야베스 지역의 이스라엘 백성을 침략하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사울은 소식을 듣고 하나님의 영에 감동되어 이스라엘 지역에서 군사들을 소집하여 암몬 족속을 무찌르고 길르앗 야베스를 구원합니다. (삼상 11:1-11)

사울 왕의 승전보가 전해지자, 왕을 선포할 당시 사울을 비웃었던 자들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날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구원을 베푸신 기쁜 날이었기에 사울은 자신을 멸시했던 자들을 용서했습니다. (삼상 11:12-15)

(삼상 11:13) 사울이 이르되 날에는 사람을 죽이지 못하리니 여호와께서 오늘 이스라엘 중에 구원을 베푸셨음이니라

이처럼 왕으로서 사울의 행보는 좋아 보입니다. 전투에서 얻은 승리는 사울의 영광이 아닌 하나님의 영광으로 기록되었습니다. 사울은 스스로를 작게 여겼으므로 하나님의 종으로서 역할을 잘 감당할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사울이 이스라엘 왕이 많은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리고 블레셋과의 전쟁이 일어났습니다. 수많은 적의 무리에 겁먹은 이스라엘 백성들은 진영에서 이탈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울은 백성들이 사기를 잃는 모습을 보고 조급해진 나머지 사무엘을 기다리지 않고 자신이 하나님께 번제를 드립니다. 이윽고 도착한 사무엘은 사울의 이런 행동을 크게 나무랍니다. (삼상 13:1-15)

(삼상 13:13) 사무엘이 사울에게 이르되 왕이 망령되이 행하였도다 왕이 왕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왕에게 내리신 명령을 지키지 아니하였도다 그리하였더라면 여호와께서 이스라엘 위에 왕의 나라를 영원히 세우셨을 것이거늘

시간이 얼마간 흘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말렉을 쳐서 그들의 모든 소유를 남기지 말고 진멸하라고 사무엘을 통해 사울에게 명령합니다. 이에 사울은 백성을 소집해서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그러나 사울은 왕을 살려두고 가축의 좋은 것들을 골라 전리품으로 남겨두었습니다. 게다가 승리를 기뻐한 사울은 자신을 위하여 기념비를 세우기도 했습니다. (삼상 15:1-12)

사무엘이 사울을 만나 어째서 하나님 말씀을 듣지 않고 악을 행했느냐고 꾸짖었습니다.

(삼상 15:18-19) 여호와께서 왕을 길로 보내시며 이르시기를 가서 죄인 아말렉 사람을 진멸하되 없어지기까지 치라 하셨거늘 어찌하여 왕이 여호와의 목소리를 청종하지 아니하고 탈취하기에만 급하여 여호와께서 악하게 여기시는 일을 행하였나이까

사울은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사무엘에게 자신의 입장을 변명합니다. 백성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하나님 말씀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고백합니다.

 (삼상 15:24) 사울이 사무엘에게 이르되 내가 범죄하였나이다 내가 여호와의 명령과 당신의 말씀을 어긴 것은 내가 백성을 두려워하여 그들의 말을 청종하였음이니이다

사울은 용서를 받고 하나님께 경배하게 해달라고 사무엘에게 간청합니다.

(삼상 15:25) 청하오니 지금 죄를 사하고 나와 함께 돌아가서 나로 하여금 여호와께 경배하게 하소서 하니

사무엘은 사울이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않아 하나님께서 사울을 버렸음을 알았기에 간청을 거절합니다. 하지만 사울은 끈질기게 사무엘에게 매달립니다.

(삼상 15:30) 사울이 이르되 내가 범죄하였을지라도 이제 청하옵니니 백성의 장로들 앞과 이스라엘 앞에서 나를 높이사 나와 함께 돌아가서 내가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께 경배하게 하소서

사울은 하나님을 수치스럽게 하였지만 정작 자신은 사람들에게서 수치를 받기 싫었습니다. 자신은 하나님을 높이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자신을 높여주길 바랬습니다. 결정적으로 사울은 경배의 대상을 나의 하나님이 아닌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결국 여호와 하나님은 사울의 주님이 아니었습니다.

사울에게 있어서 주님은 누구였을까. 아마도 사울의 주님은 바로 백성들과 자기 자신이었을 것입니다. 사울은 하나님보다 백성을 두려워하였고 (삼상 15:24), 자신의 승리를 기념하였고 (삼상 15:12), 백성에게서 자신이 높임을 받길 원했습니다 (삼상 15:30).

사울을 보면서 하나님은 근심하셨고 사울을 왕으로 세운 것을 후회하였습니다. 이후 사무엘상의 이야기는 이스라엘의 새로운 왕이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다윗에게로 초점이 맞춰지고 있습니다.

왕으로 선포되었을 때의 처음 사울은 어디로 갔을까. 스스로를 낮은 자로 여겼고 (삼상 15:17) 승리의 영광을 하나님께 돌렸던 (삼상 11:13) 사울이 어째서 하나님을 슬프게 하는 자가 되었을까. 하나님을 주님으로 섬기지 못한 사울의 이야기는 오늘날 우리가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지 경종을 울리는 사례로 남게 되었습니다.

부디 하나님을 나의 나의 하나님으로 고백하며, 분의 종이자, 자녀이자, 백성으로서 흔들리지 않는 우리 모두들 되길 기도합니다.